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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수소경제 = 성재경 기자 | 정부는 도심항공교통(UAM)의 본격 상용화 시점을 2030년으로 잡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K-UAM 안전운용체계 핵심기술개발’ 사업에 착수하면서 3년간 1,7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초기 UAM 기체는 전기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이 개발한 오파브(OPPAV)만 해도 배터리 기반의 1인승 개인항공기에 가깝다. 총 8개의 프로펠러를 달고 있으며, 전방의 프로펠러 4개는 이착륙 시에는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비행 시에는 90도로 방향을 꺾어 고정익 형태로 작동하는 틸트로터(Tilt-Rotor)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다만 1인승으로는 부족하다. 승객이나 화물의 총중량에 해당하는 페이로드(payload)를 늘려야 한다. 조종사를 포함해 최소 5인이 탑승할 수 있어야 한다. 항우연을 비롯한 UAM 기체 개발사의 1차 목표라 할 수 있다.

eVTOL 최대 탑승 인원 5인이 한계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와 지역 거점 항공 이동을 위한 ‘지역 간 항공 모빌리티(Regional Air Mobility, RAM)’ 개념을 포괄하는 용어로 ‘미래 항공 모빌리티(Advanced Air Mobility, AAM)’란 말을 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9년에 설립한 UAM 사업부를 2022년에 AAM 본부로 격상했다. 지난 2021년에는 AAM 사업 확장을 위한 독립법인인 슈퍼널(Supernal)도 설립했다.
슈퍼널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처음으로 차세대 기체인 ‘S-A2’의 실물 모형을 공개한 바 있다. S-A2는 현대차그룹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eVTOL(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이다.

슈퍼널이 공개한 S-A2의 사양을 보면 전장 10m, 전폭 15m로 조종사를 포함해 5명이 탑승할 수 있다. 최대 500m 고도에서 시속 200km로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체 디자인의 핵심은 총 8개의 로터(Rotor)가 장착된 주 날개, 슈퍼널의 로고를 본뜬 V자 꼬리 날개에 있다. 오파브와 마찬가지로 틸트로터 방식을 적용, 이착륙 시에는 양력을 얻기 위해 로터가 수직으로 향하고, 순항 시에는 전방으로 90도로 꺾여 추진력을 얻는다.
세계적으로 대다수 eVTOL 개발사가 틸트로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시장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 한화시스템이 투자한 미국의 에어택시 개발사인 오버에어(Overair)도 이 방식을 택하고 있다.

슈퍼널은 S-A2의 수직 이착륙 시 8개의 로터 중 전방의 4개는 위로, 후방의 4개는 아래로 틸트되는 독자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수직비행을 위한 별도의 로터를 필요로 하지 않고 이착륙 때나 순항 중에 8개의 로터가 모두 추진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UAM 항속비행에 연료전지 기술 기여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도할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임직원들의 연구개발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사내 특허 경연대회인 ‘발명의 날’ 행사를 해마다 열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남양연구소에서 지난 16일에 열린 ‘2024 발명의 날’ 시상식에서 두 명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김종필 책임연구원의 △멀티 전력원으로 구성된 친환경 항공용 파워넷 구조, 배재관 연구원의 △전자기석을 이용한 연료전지 시스템의 출력 및 내구성 향상 제어 방법이 여기에 든다.

김종필 책임연구원은 미래항공교통(AAM) 기술연구팀, 배재관 연구원은 연료전지시스템 성능시험팀 소속이다. 둘 다 수소연료전지와 관련이 있는 기술특허임을 알 수 있다.

김 책임연구원의 특허는 멀티 전력원, 다시 말해 배터리전기와 수소연료전지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AAM 기술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S-A2만 해도 배터리 기반이다. 출력이 높아 수직 이착륙에는 적합하지만 방전의 우려가 있고 항속거리가 짧다. 김종필 책임연구원이 UAM 기체의 에너지원으로 수소연료전지를 접목한 이유이다.

흥미로운 것은 김 책임연구원이 지난해 AAM 연구개발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아이오닉 5의 연구개발을 맡은 전기차 전문가라는 점이다.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 5N의 경우 ‘모토레이싱의 성지’로 불리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을 성능 저하 없이 두 차례나 완주하면서 ‘전기차의 미래’라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회생제동(감속할 때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능)을 적극적으로 개입시켜 브레이크의 부담을 덜면서 배터리의 열을 낮추는 큰 이점을 제공한다. 실제로 라디에이터를 활용한 ‘열 관리’는 스택의 ‘물 관리’와 더불어 연료전지의 구동과 제어에 꼭 필요한 핵심 기술에 든다.

수소전기차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할 뿐 본질은 전기로 구동되는 전동화 차량이다. “전기차 기술에 능통해야 수소전기차로 넘어갈 수 있다”는 말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UAM 분야도 마찬가지다. 배터리로 구동되는 eVTOL의 최대 탑승 인원은 5명 정도가 한계로 보인다. 이는 차량으로 치면 택시에 해당한다.

하늘을 나는 ‘에어택시’ 이후에는 하늘을 나는 ‘에어버스’ 출시를 고민하게 된다. 전기버스처럼 배터리 기반의 기체로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비행체에 들어가는 파워팩은 부피가 작고 무게가 가벼워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배터리는 기본으로 들어간다. 다만 그 용량이 줄어든 부분을 수소탱크로 대체해 운항 거리를 늘릴 수 있다. UAM 기체가 수직으로 이착륙할 땐 고출력 배터리전기를 쓰고, 항속비행에는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하는 식이다. 이미 개발이 완료된 액화수소드론처럼 수소연료전지와 액화수소탱크 조합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발명’은 발견과 달리 기업의 요구나 시장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기술과 수소연료전지 기술의 장점이 적절히 어우러졌을 때 미래 모빌리티를 선도하는 가장 혁신적이고 이상적인 파워트레인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현대차가 1974년 10월 토리노 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였던 포니 쿠페 콘셉트카 디자인을 계승해서 개발 중인 ‘N비전 74’ 콘셉트카에도 이런 아이디어가 잘 녹아 있다.

전기모터로 바퀴를 굴리느냐, 로터로 프로펠러를 돌리느냐의 차이일 뿐 기술의 기반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차그룹이 차세대 수소 기술 확보를 위해 담금질 중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Posted by Morning l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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