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 수소조직 확 줄이고, 삼성물산 수소발전 리스크 떠안고
청정수소 발전시장 흥행 실패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SK이노베이션 E&S는 첫 입찰에서 탈락한 시점과 맞물려 수소 사업 조직에 메스를 댔다. 첫 청정수소 발전사업자가 된 남부발전 삼척 1호기의 연료 공급사인 삼성물산은 환율 리스크를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9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E&S는 지난주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수소 사업 부문 산하 4개 본부 가운데 수소인프라본부, 수소글로벌본부 등 2개 본부의 폐쇄를 논의했다. 나머지 2개 본부는 SK이노베이션의 조직편제에 맞춰 실 단위 조직으로 신에너지사업본부에 넘길 예정이다. 신에너지사업본부는 수소, 에너지솔루션 등의 사업기획을 맡게 됐다.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사라진 수소인프라본부다. 인천 액화수소 사업과 충남 보령 블루수소 사업을 맡은 조직의 행방이 관건이다. SK이노베이션 E&S의 수소 사업은 4년째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5월 연 3만t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준공했지만, 가동률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령 블루수소 사업은 당초 연 25만t 생산에서 올해 초 12.5만t으로 하향 조정됐다.
급기야 올해 청정수소 발전시장(CHPS) 첫 경쟁입찰에서는 상한선을 훌쩍 넘긴 입찰가격을 써내며 평가대상에서 일찌감치 제외됐다. 올해 경쟁입찰의 상한가격은 청정수소 발전량 기준 kWh당 500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 E&S는 650원대에 응찰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SK이노베이션 E&S는 광양 천연가스발전소를 문 닫는 대신 충남 보령에 LNG-수소 혼소 발전소를 지으려 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과 합병 후 리밸런싱(사업재편) 과정에서 보령 수소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 가격제(LMP) 도입과 경쟁 민간 발전사의 수도권행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 E&S의 수소 사업을 총괄해 온 추형욱 대표가 유임된 점을 고려하면 내년 CHPS 입찰 때 재도전하는 그림도 충분히 그려볼 수 있다”며 “다만 보령 블루수소 사업 규모가 축소되며 경제성에 대한 고민이 내부에서 적잖을 것”이라고 말했다.
CHPS 첫 경쟁입찰 후 삼성물산의 고민도 커졌다. 삼성물산은 2028년부터 남부발전의 삼척그린파워 1호기에 블루암모니아를 공급하는데, 15년의 계약기간 동안 환율 리스크를 짊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물산은 연 33만t의 블루암모니아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로부터 국내로 들여온다. 통상 LNG나 수소·암모니아 등 연료공급계약은 달러화를 기준으로 맺는다. 다만 삼척 1호기의 경우 사우디 아람코-삼성물산은 달러화 계약, 삼성물산-남부발전은 원화 계약을 각각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은 삼성물산의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환헤징 계약 체결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발전사업자와 연료 공급사 간 리스크 배분 차원의 조치로 풀이된다.
남부발전은 이번 입찰에서 청정수소 발전량 기준 kWh당 470원대에 응찰가를 써낸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남부발전은 3만t 규모의 암모니아 저장탱크 국비 지원 외에 연료 공급사와 리스크를 서로 나누며 입찰가를 낮게 써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15년의 장기간 동안 환헤징 계약이 가능하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삼성물산 측은 “최종 결제통화에 따른 발전사업자와 연료 공급사 간 리스크 배분은 본계약 체결 시 확정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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