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조 원 규모 청정경제 시장 열린다
공급망 협정, 韓서 정식 발효…IPEF 본격 가동
IPEF 핵심 '청정경제 협정'…역내 대규모 시장 조성 협력
수소‧연료전지‧CCUS 등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정부, 투자자 포럼‧촉진펀드 조성 등에 적극 참여…진출 확대 도모
월간수소경제 = 박상우 기자 |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정책에 힘입어 국내 수소산업은 성공적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국내 수소산업의 경제 현황과 경쟁력 강화 방안’에 따르면 정책이 시작된 첫해인 2019년 수소산업 내 사업체 수가 크게 증가했으며, 이러한 성장세는 2021년까지 이어져 사업체 수가 2019년 대비 56% 확대된 데에 더해 대기업의 진입으로 산업 전체의 매출액(474%)과 고용(180%)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같이 성장 기반을 마련한 국내 수소산업 앞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인도-태평양 지역 다자경제협력체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이하 IPEF)’가 지난 4월 17일 한국에서 공급망 협정이 정식 발효됨에 따라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IPEF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자국 중심의 경제‧통상 질서를 구축하고자 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주도로 2022년 5월에 출범했다.
IPEF는 관세 인하, 부분적인 규제 철폐에 방점을 두었던 다자/양자 FTA보다 더 범위가 넓은 경제협력체를 지향한다. 궁극적으로는 인도-태평양 지역 내 파트너 국가들과 청정에너지 등 미래 산업을 육성하고 관련 국제 표준을 정립하는 것이다.
참여국은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브루나이, 뉴질랜드, 피지 등 총 14개국이다.
참여국들은 IPEF 출범 이후 7번의 공식 협상과 여러 차례 장관회의 및 회기간회의 등을 통해 △무역(필라1) △공급망(필라2) △청정경제(필라3) △공정경제(필라4) 등 총 4개 협정을 마련했다. 이후 협상을 거쳐 쟁점이 가장 많은 ‘무역’을 제외한 나머지 3개 협정을 지난해 11월에 체결했다.
4개 협정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이 바로 ‘청정경제 협정’이다.
IPEF 인포그래픽.(그림=뉴질랜드 외교통상부)
인태지역 청정경제 시장 조성 협력
청정경제 협정은 IPEF 역내 탄소중립 및 청정경제 전환을 목표로 수소, 원자력, 재생에너지 등 모든 청정에너지원의 생산부터 투자 활성화까지 광범위한 분야의 정책·기술·표준에 대한 협력체계를 담고 있다.
참여국들은 해당 협정을 통해 청정기술을 개발하고 확산하는 데 협력하고 무공해차의 판매‧생산‧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며 농업‧산림‧수자원‧해양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부터 더 잘 보호하기 위한 솔루션을 홍보한다.
이를 통해 청정기술을 위한 중요 광물 또는 자재 등 핵심 투입물 공급원을 확보해 시장 전반의 청정에너지 공급망을 강화하고 에너지 부문에서 비용 효율적인 조치를 취해 2030년까지 글로벌 인위적 메탄 배출량을 감축한다.
또 △민간 부문과의 긴밀한 협력 △잠재적 비관세장벽 완화 △재정적 인센티브 촉진 등을 통해 탄소 저배출 또는 무배출 상품 및 서비스의 공급과 수요를 확대한다.
주요 내용은 먼저 당사자들은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 및 역량 확충’을 위해 △정책 논의 △기술 분석 △자발적이고 상호 합의된 조건에 따른 지식 이전 및 기술 교류 △자금 조달 △인력 개발 등을 협력한다. 또 2030년까지 최소 1,200억 달러(약 164조 원)의 투자를 공동으로 촉진하고 새로운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장려하는 등 여러 조치를 취한다.
또한 국제 수소연료전지 경제파트너쉽 등 당사자들이 참여한 관련 포럼에서의 노력에 기초해 기술에 대한 협업을 확대하고 수소에 대한 규정, 규칙 및 표준 개발에 관한 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인정한다.
이와 함께 수소와 수소파생물(암모니아, 메탄올 등)이 중대한 활용도를 갖춘 다목적 탈탄소화 경로로서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청정수소에 대한 세계 시장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주요 공급망 조력자를 강화해 수소생태계를 발전시키기로 했다.
이를 위해 △규정, 체계, 안전기준, 국경 간 수소 무역을 촉진하는 조치에 대한 정보와 우수 관행 교환 △거래 가능성을 개선하기 위해 수소 및 수소파생물의 탄소 집약도에 대한 상호 인정된 배출량 회계 방법, 기준 및 인증의 개발 가속화 △수소 및 수소파생물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와 공급 측면의 역량 확인 △국경 간 운송 및 무역 또는 새로운 응용을 촉진하는 수소 기술에 관한 연구 및 개발 지원 △투자에 대한 확신을 제공하고 추가적인 개발 및 보급을 장려하기 위한 공동 시범 및 실증 사업 모색 등을 추진한다.
여기에 △기존의 가루탄 연소 보일러 및 가스터빈에서의 수소, 암모니아, 메탄올과 같은 다중 연료 연소 △최소한의 개조와 함께 석탄을 대체하기 위해 종래의 가루탄 연소 보일러에서의 농업 기반 바이오매스 및 폐기물 유래 연료 연소 △탈탄소화로의 전환 조치로서 더욱 환경을 준수하는 발전소를 촉진하는 화력 발전 라벨링 등에 관심이 있는 당사자들은 협업을 모색할 수 있다.
E-퓨얼과 같은 재활용 탄소 합성연료가 화석 유래 물품을 대체하고 기존의 인프라를 활용해 달리 피할 수 없는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음을 인정하고 관심이 있는 회원국들은 저감하기 어려운 분야를 포함해 글로벌 온실가스 순배출량의 감축으로 이어지는 재활용 탄소 합성연료의 연구, 개발 및 활용을 고려하고자 하며, 재활용 탄소 합성연료를 촉진하는 데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개발하는 데 협업한다.
또 △청정에너지 개발을 가속하기 위해 측정, 보고 및 검증 체계를 포함한 역내 에너지 상호 연결 장려 △국경 간 청정에너지 및 공급망 개발을 위한 효과적인 지원 체계 마련 △비용과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상호 연결된 그리드에 대한 공동 계획, 투자 및 안정적인 운영을 조정하고 촉진하는 기술‧규제‧안전 조치 협업 등을 통해 국경 간 전력 상호 연결 및 무역을 위한 역내 체계를 개발한다.
청정 발전 및 에너지 효율 조치 보급의 신속한 확대 등을 통해 2050년을 전후로 글로벌 순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보급을 증진하고 2030년까지 역내 재생에너지에 대한 최소 200억 달러(약 27조 원)의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목표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저감장치를 갖추지 않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지식, 우수 관행 및 기술적인 전문 지식의 공유를 통해 협력하고 에너지와 에너지 시스템의 신뢰성, 경제성 및 이용 가능성을 유지하고 보장하는 일에 협력한다.
또 청정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저감장치가 없는 화석연료의 사용과 의존도를 줄이는 에너지 시스템으로 신속하게 전환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선진화된 계획 및 예측 기술의 보급도 협력한다.
아울러 당사국은 각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산업분야의 경우 △청정기술의 연구개발, 상용화, 보급 촉진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노력 △산업에서 저배출·무배출 재료, 기술, 해법 창출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운송분야에서는 △SAF 생산 및 이용가능성 증대 △2027년까지 인태지역에 5개 이상의 녹색해운항로 구축 개시 노력 △2030년까지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경량차량 중 50% 이상을 무공해차로 전환 노력 △대중교통, 도보, 자전거 등 능동형 교통의 비중 확대 노력 등에 협력한다.
CCUS 분야는 CCUS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 및 개발 협력을 강화하고 탄소 제거 프로젝트 개발을 장려한다. 또 2030년까지 역내 탄소제거 분야에 대한 150억 달러(약 21조 원)의 투자를 촉진하고 탄소 제거 및 탄소 저장 프로젝트에 대한 측정·보고·검증 표준 개발에 협력한다.
이와 함께 역내 탄소시장 조성을 위해 △거래, 금융조치, 규정 마련 △탄소시장의 개발·이해에서의 호환성, 안정성 증진 협력 △국가결정기여의 이행과 달성을 위한 탄소시장 관련 민관 협력 증진 등을 협력해 탄소시장 활동을 증진‧촉진한다.
아울러 연례로 ‘IPEF 청정경제 위원회’를 개최해 협정의 이행 또는 운영과 관련된 모든 사안을 고려하고 협력 작업 프로그램의 이행 및 결과를 모니티링한다. 이를 위해 각 당사국은 첫 번째 위원회에 최초 이행 상황을 보고하고 이후 격년으로 이행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목표 달성 위한 프로그램 구축
이같은 청정경제 협정의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고자 당사자들은 △탄소시장(Carbon Market) △청정전기(Electricity) △수소(Hydrogen)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 △지속가능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s) 등 총 5개 협력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먼저 탄소시장은 IPEF 차원의 탄소시장 관련 글로벌 표준과 규제‧인센티브를 포함한 정책 공유 등으로 역내 탄소시장 협력 인프라 및 전략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인태지역 내 경쟁적으로 활발한 탄소시장 조성을 위한 협력과 온실가스 완화 및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투자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당사자들은 보고 있다.
청정전기는 수소, 원자력 등 무탄소 에너지 개발‧측정 등 관련 민관 협력, 청정에너지 조달 원활화 및 국가간 거래 장벽 완화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청정전기 접근성을 제고하고 민간 부문 투자를 촉진하며 역내 청정전기 관련 정책·표준·인증 협력 기반이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는 수소공급망 매핑, 관련 기술 및 안전표준 절차 등 협력을 통해 수소 및 수소파생물의 역내 공급망 활성화를 도모한다. 이는 역내 저탄소 및 재생 수소 공급망 개발 속도를 높여 수소시장 개발을 촉진하고 관련 표준·인증 조화를 통한 기업 거래비용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의로운 전환은 청정경제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 및 인력구조 변화에 대응해 인력양성, 정보공유, 관련 투자 지원 등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역내 기후변화 대응·청정경제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와 기술 개발에 대한 공평한 접근성 확대 등 IPEF 국가들의 적응을 돕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항공유는 SAF 생산 증대 및 연료 확보 등 역내 공급망 확보와 관련 기술개발 및 정책연구와 항공사들과 협업 통해 시범사업 진행 등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역내 항공부문 2025 넷제로 달성 및 관련 신규 투자, 고용, 무역 등 기회 창출이 기대된다.
참여국들은 청정경제 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1,550억 달러(약 212조 원)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IPEF 촉매 자본 기금(Catalytic Capital Fund)’를 설립하기로 했다. 기금은 ‘민간 인프라 개발 그룹(PIDG)’이 관리한다. PIDG는 △대출기관 실사 △사업이행자금 △기타 형태의 양허성 자본 프로젝트를 지원해 민간 부문의 자금을 동원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6월 6일에는 싱가포르에서 ‘IPEF 청정경제 투자자포럼(Clean Economy Investor Forum)’을 발족할 예정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정부, 투자사, 다자개발은행 등이 참여해 인태 지역 내 친환경 에너지, 항만 등 청정경제 인프라 분야 투자 확대를 위해 투자자-프로젝트 매칭 등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참여국들은 지난 3월 장관급회의를 열고 청정경제 협정과 공정경제 협정의 신속한 발효를 위해 법률검토, 서명 등 필요한 절차를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진출 기회 확대 도모
정부는 지난 3월 14일부터 4월 2일까지 협정문 영문본과 한글본 초안을 공개하고 국민의견을 수렴했다. 정부는 필요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청정경제 협정이 올해 안에 정식 발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IPEF를 활용해 국내 기업의 진출 기회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산업부는 지난 4월 23일 석탄회관에서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주제로 열린 ‘제38차 통상추진위원회’에서 IPEF 공급망 협정 활용 및 이행계획과 IPEF 추진동향 및 대응계획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IPEF 청정경제 투자자 포럼 △청정경제 촉진펀드 조성 등 주요 협력사업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또 역내 탄소시장 관련 표준‧체제 마련 등 탄소시장 협력을 주도하고 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의 확산을 위해 청정전기 협력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는 IPEF 청정경제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 등을 활용해 협력을 주도하면서 우리 기업의 인태지역 진출 확대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출처 : 월간수소경제(https://www.h2news.kr)
'New Energy' 카테고리의 다른 글
'EU can restrict harmful "forever chemicals" in a way that does not damage the green hydrogen sector' (0) | 2024.05.22 |
---|---|
유럽, 그린수소 정책은 위험한 도박이 될 것?... 에너지 전환 자충수 두나 (0) | 2024.05.22 |
일본 미즈호그룹 수소에 17조원 투자, 화학기업 아사히 카세이는 수소 파일럿 공장 가동 (0) | 2024.05.21 |
Thyssenkrupp Nucera sees 69% increase in hydrogen electrolyser (0) | 2024.05.20 |
DOE Announces Support for Plug Power Hydrogen Production Sites (0) | 2024.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