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관련 요구가 거세지면서 수소 에너지에 대한 기업과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울산 화력발전소 내 위치한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스템. (현대자동차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탄소중립’ 관련 요구가 거세지면서 수소 에너지에 대한 기업과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수소의 연간 국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활용 분야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기업들의 수소 관련 행보도 본격화하고 있다.
◇ 수소연료전지 사업 확대하는 현대차그룹
수소경제 관련 뉴스에서 이름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 기업 중 하나는 현대자동차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한국과 유럽, 미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본격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5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광저우개발구 정부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판매법인 설립을 위한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생산기지 구축을 계기로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장해 오는 2030년에는 전 세계에 연간 약 70만기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사업 분야에서 2018년 아우디와의 연료전지 기술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2019년 미국 커민스사와 친환경 파워트레인 공동개발협약을 맺었고, 2020년 유럽 수소저장 기술 업체와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에 수출을 시작한 바 있다.
중국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는 올해 2월말 착공해 2022년 하반기부터 연간 6,500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재된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주력으로 생산하며, 향후 중국 중앙정부 정책 및 시장 상황에 맞춰 공급 능력을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에서도 2018년 발표한 'FCEV(수소전기차) 비전 2030'에 따라 광범위한 수소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총 7.6조 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향후에도 신기술 개발을 통해 고출력 시스템, 경량형 고밀도 시스템 등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우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 20일 한국동서발전, 덕양과 함께 독자기술로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스템의 준공식을 개최하고 시범 운영에 본격 착수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아울러 현대차는 새로운 ‘2025 전략’으로 수소연료전지 브랜드 ‘HTWO’의 런칭 계획을 발표하고 오는 2030년 70만 기의 수소연료전지 판매 목표를 내세우는 등 글로벌 수소연료전지 사업 및 수소 생태계 확장에 힘쓰고 있다.
◇ 1.6조 투자해 글로벌 수소기업 최대주주 된 SK
SK는 올해 첫 투자처로 글로벌 수소 기업을 선택했다. SK와 SK E&S는 지난 1월 7일, “글로벌 수소 사업을 진행하는 미국 플러그파워사 지분 9.9%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SK㈜와 SK E&S가 각각 8,000억원을 출자해 약 1조 6천억원(15억 달러)을 공동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SK는 이 사실을 발표하면서 “ESG 투자 핵심 영역이자 차세대 ‘꿈의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 사업 본격화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1997년 설립된 플러그파워는 수소 사업 밸류체인 내 차량용 연료전지, 물에 전력을 공급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 핵심 설비 전해조, 액화수소플랜트 및 수소 충전소 건설 기술 등 다수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플러그파워는 매년 약 50% 수준의 높은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은 약 16조원에 달한다.
플러그파워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지게차와 트럭 등 수소 기반 모빌리티 사업 역량도 보유하고 있다. 플러그파워는 아마존, 월마트 등 글로벌 유통 기업에 독점적으로 수소지게차를 공급하는 등 미국 전체 수소 지게차 공급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전역에 구축된 수소 충전소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중대형 트럭시장에 진출하였으며, 드론, 항공기, 발전용 등으로 수소 연료전지의 활용을 다각화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뉴욕주(州)에 연간 1.5기가와트(1.5GW)의 세계 최대 규모 연료전지 생산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 생산에 돌입한다.
SK는 이번 투자로 플러그파워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만큼, 양사간 시너지를 통해 아시아 수소 시장의 리더십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플러그파워의 기술력을 활용해 SK가 구상하고 있는 수소 생태계 조성을 앞당기는 한편,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SK그룹이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규 사업 개발 기회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SK는 플러그파워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아시아 수소 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등 사업모델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SK는 지난해 에너지 관련 회사인 SK E&S, SK 건설, SK이노베이션 등 관계사 전문 인력 20여명으로 구성된 수소사업 전담 조직 ‘수소사업 추진단’을 신설하고 사업 전략 실행에 곧바로 착수했다. SK는 국내에서 2023년 3만톤 생산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총 28만톤 규모의 수소 생산능력을 갖추고 수소의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수소사업을 차세대 주력 에너지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K 관계자는 “SK그룹이 보유한 사업 역량과 다양한 외부 파트너십을 결합해 글로벌 수소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방침”이라며 “한 발 앞서 친환경 수소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ESG 경영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수소의 연간 국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활용 분야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기업들의 수소 관련 행보도 본격화하고 있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포스코 “수소 500만톤 생산, 30조 매출” 계획
포스코는 지난 12월, ‘2050년까지 수소 생산 500만톤 체제를 구축해 수소사업에서 매출 3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당시 포스코는 2050년까지 수소 500만 톤 생산체제를 구축해 미래 청정에너지인 수소 사업을 개척하고, 탈탄소시대를 선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수소경제를 견인하는 그린수소 선도기업’이라는 새 비전을 밝혔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2030년까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 등의 핵심 기술 및 생산 역량을 조기에 갖추고 수소 사업을 그룹 성장 사업의 한 축으로 육성하여 미래 수소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차세대 청정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수소는 연간 국내 수요가 2030년 194만 톤, 2040년 526만 톤 이상으로 증가하고, 활용 분야도 석유화학산업 중심에서 수송, 발전 등으로 확대·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정부도 수소경제위원회 출범 및 그린뉴딜 정책을 선언하고 수소경제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현재 포스코는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Cokes Oven Gas)와 천연가스(LNG)를 이용한 연간 7천 톤의 수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약 3,500톤의 부생수소를 추출해 철강 생산 중 온도 조절과 산화 방지 등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또한 세계 최초로 수소 연료전지 분리판용 철강제품을 개발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소차에 공급하는 등 수소 생산과 이용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미래 청정에너지의 핵심인 수소를 주도적으로 생산,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탄소 중립 사회를 위한 국가 수소생태계 완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수소경제 도래에 대비하여 수소 사업의 이니셔티브를 확보하고 생산-저장-운송-활용의 각 단계별로 그룹의 역량을 결집해 향후 수소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가야하며 이를 위해 그룹의 핵심 인력과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그린수소 등 미래 성장기회 선점하려는 한화
한화도 수소와 관련이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21년 신년사를 통해 “탄소제로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환경 경영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규 사업에도 세계를 상대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 주길 바란다”는 얘기를 하면서 그린수소를 언급했다.
김승연 회장은 신년사에서 “혁신의 속도를 높여 K방산, K에너지, K금융과 같은 분야의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나아가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와 더불어 “미래 모빌리티, 항공우주, 그린수소 에너지,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신규 사업에도 세계를 상대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 주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한화그룹은 지난 연말 한화솔루션이 미국항공우주국(NASA) 사내 벤처로 출발한 미국 고압 탱크 업체 ‘시마론’을 인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마론은 경쟁사보다 가볍고 안전한 수소 탱크를 제조하는 기술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이다.
한화솔루션은 시마론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020년 12월 28일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2021년 4월까지 시마론 인수 작업을 끝낼 예정이다. 인수 대금을 포함해 시마론에 2025년까지 1억 달러를 투자한다.
한화솔루션은 시마론 인수로 기존 수소 자동차용 탱크에 더해 수소 운송 튜브 트레일러용 탱크, 충전소용 초고압 탱크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 탄소섬유 투자, 액화수소 생산 적극 나선 효성
효성은 지난 2019년 대규모 탄소섬유 투자에 나섰고 지난해에는 산업용 가스 전문 화학기업 린데그룹과 함께 2022년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당시 양사는 효성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울산 용연공장 내 부지 약 30,000여㎡에 액화수소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연 1만 3,000톤 규모(승용차 10만대 사용 가능 물량)로 단일설비로는 세계 최대규모다.
신설 공장에서는 효성화학 용연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생 수소에 린데의 수소 액화 기술과 설비를 적용해 액화 수소를 생산한다. 수소 액화 기술은 고압의 기체 상태인 수소를 액화시키는 것으로 린데는 최고 수준의 액화수소 생산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액화수소는 차량용은 물론 드론, 선박, 지게차 등의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서 쓸 수 있어 연관 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공장 완공 시점에 맞춰 액화수소 충전 인프라도 구축할 예정이다. 액화수소 공급을 위해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120여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등 수소 공급을 위한 협력적 파트너십을 도모하기로 했다. 120여개는 신설 50곳과 액화수소 충전설비 확충 70곳이다.
조현준 회장은 당시 “수소는 기존 탄소 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꿀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효성이 추진하는 액화수소 사업 핵심은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번 투자가 향후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효성은 지난 2019년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전주 탄소섬유공장에서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탄소섬유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탄소섬유 투자협약식에서 조현준 회장은 전북 전주에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만 4,0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대우조선해양 이 고체산화물연료전지 적용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개발에 성공하면서 친환경선박 기술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은 세계적 선급 중 하나인 미국의 ABS社로부터 '고체산화물연료전지 시스템 VLCC 적용'에 대한 기본승인(AIP)를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로 기존 발전기 엔진을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로 대체하면 발전 효율을 더욱 높아지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고체산화물연료전지는 LNG 등을 산화시켜 만든 탄화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적 반응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저탄소 고효율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다.
이번 개발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 은 ▲연료전지 스택 특성화 ▲시스템 부피 및 중량 추정 ▲시스템의 선박 배치 ▲위험구역 설정 및 위험도 분석 ▲공정에 대한 시뮬레이션 등의 과제를 중점적으로 수행했고 ABS의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 기본승인을 받게 됐다.
대우조선해양 은 점차 강화되고 있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배출저감 기술을 적용한 친환경선박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이번 승인으로 회사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를 적용한 VLCC 기본설계의 기술적 정합성을 공식 인증 받아 향후 수주전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ABS는 조선해양 산업 관련 설계 및 시공분야의 인증 및 감리 기관으로서 최근에는 첨단 기술과 디지털 솔루션을 활용한 탈탄소화 기술 개발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과 ABS는 지난 2019년 '미래 조선·해양플랜트산업 기술 관련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는 기본합의(Framework Agreement)를 체결하고 차세대 발전 시스템을 공동으로 연구해 왔다. 이번 건은 '고온 배기가스를 활용한 SOFC-가스터빈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이은 두 번째 프로젝트로 1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이 같은 결실을 맺게 됐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은 시흥 연구단지 내 친 환경 육상실험시설인 LBTS(Land Based Test Site)를 구축해 연료전지, 리튬이온전지 ESS, 신개념 배터리, 축발전기(SGM), 암모니아 추진 등 탈탄소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촉매량은 20분의 1로 줄이면서 안정성과 고성능을 모두 확보한 세라믹 연료전지를 개발했다. 잦은 시동이 어려운 탓에 대형 발전용으로만 활용이 가능했던 세라믹 연료전지의 응용 범위가 새로운 분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에너지소재연구단 손지원 박사팀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승민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세라믹 연료전지 파괴의 주요한 원인인 산화-환원 사이클에 따른 파괴를 억제한 신개념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박막 기술을 이용해 수소연료가 주입되는 전극인 연료극의 니켈 촉매의 양과 크기를 대폭 줄였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에너지소재연구단 손지원 박사팀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승민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세라믹 연료전지 파괴의 주요한 원인인 산화-환원 사이클에 따른 파괴를 억제한 신개념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2021.01.20 nanana@newspim.com
고온형 연료전지의 대표격인 세라믹 연료전지는 통상 800℃ 이상의 고온 작동이 특징이다. 이 덕분에 활성도가 높아 니켈과 같은 저렴한 촉매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연료극의 약 40%를 구성하는 니켈이 고온의 작동조건에서 서로 만나 응집된 후 반복적인 정지-재가동으로 인한 산화와 환원 과정에 노출되면, 니켈이 팽창, 수축해 세라믹 연료전지 전체 구조의 파괴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여러 차례 재가동할 수 없어 세라믹 연료전지를 대형 발전 외의 용도로는 사용하기 어려웠다.
손지원 KIST 박사팀은 이런 문제를 연료극의 니켈 입자가 서로 만나 응집하지 않도록 니켈 함량을 기존 연료극 대비 20분의 1 수준인 2%까지 줄인 신개념 연료전지를 개발했다. 니켈 촉매 크기를 나노미터 수준으로 작게 만들어 표면적을 키워 촉매 함량이 줄어든 것을 보완하고, 박막 공정을 통해 크기와 함량이 아주 작은 촉매를 연료극 박막층에 고르게 분포시켜 니켈 입자가 서로 만나 응집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렇게 개발된 신개념 연료극을 연료전지에 적용해 운전한 결과, 20회 미만의 산화-환원 사이클에도 파괴되던 기존 세라믹 연료전지보다 5배 이상 안정적인 100회를 넘는 사이클에도 전극의 파괴나 성능의 저하가 없었다. 더욱이 니켈 함량의 감소로 우려됐던 세라믹 연료전지의 성능은 니켈 입자의 나노화로 오히려 기존 기술 대비 1.5배가량 향상돼 안정성과 성능 모두 획기적인 진전을 얻었다.
손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세라믹 연료전지 파괴의 주요 원인인 연료극의 니켈 응집과 산화-환원에 따른 파괴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신개념 전극구조를 디자인하고 제작-평가까지 체계적으로 연구한 것"이라며 "세라믹 연료전지의 안정성과 성능을 동시에 획득해 작동수명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수송 및 이동용 연료전지로 응용 범위를 확장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글로벌프론티어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금속재료공학 분야의 최상위 국제학술지 '악타 머터리얼리아(Acta Materialia)' (IF : 7.656, JCR 분야 상위: 0.633%)에 게재됐다.
수소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양산에 이른 브랜드와 모델은 손에 꼽힌다. 글로벌 수소 전기차 경쟁은 현대차 넥쏘(NEXO)가 먼저 시동을 걸고 토요타가 뒤를 쫓는 형국이었지만 최근 공개된 2세대 미라이(Mirai)가 만만치 않은 성능을 갖추고 있어 이제 탐색전이 끝나고 2라운드가 본격 시작됐다고 본다.
2세대 미라이는 SUV로 분류되는 현대차 넥쏘와 정반대인 정통 세단으로 분류된다. 토요타는 1세대와 다르게 2세대 미라이를 동력 성능을 강조해 운전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했다. 전륜 구동에서 후륜 구동으로 구동 방식을 바꿨고 주행 거리도 전 세대보다 30% 증가한 646km로 늘렸다. 경쟁차인 현대차 넥쏘 항속 거리는 609km다.
퍼포먼스 세단이 갖는 무게 비율 장점도 살렸다. 2세대 미라이는 연료 전지를 앞쪽에 배치하고 전기모터와 연료 탱크를 뒤로 배치해 전후 무게 배분을 완벽한 50대50으로 실현했다. 렉서스 플래그십 LS와 공유하는 섀시로 대형 세단이 가진 부드럽고 조용한 승차감도 확보했다. 후륜구동으로 변경되면서 실내 공간도 한층 여유로워졌다.
8인치 LCD 디지털 게이지 클러스터와 12.3인치 대형 터치스크린, 프리미엄 JBL 사운드 시스템, 감촉이 좋은 고급 합성 가죽으로 마감한 실내는 렉서스 세단 이상으로 안락한 실내 분위기를 제공한다. 토요타에서 가장 진보한 것으로 알려진 첨단 운전 보조시스템 '토요타 세이프티 2.5+(Toyota Safety Sense 2.5+)도 탑재됐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운전 보조 능력을 개선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설정된 속도에 맞춰 정차 후 스스로 재출발이 가능해졌고 방향지시등 조작에 맞춰 추월 또는 차선을 변경하고 감속해 주는 기능도 추가됐다. 유일한 단점은 트렁크다. 전기모터, 수소저장 탱크 등이 배치되면서 트렁크 용량은 소형 세단 수준이다. SUV 넥쏘는 상대적으로 트렁크 공간이 여유롭다.
넥쏘와 다르지 않게 미라이 역시 프리우스보다 4배나 비싼 가격, 흔하지 않은 충전 스테이션이 고민이다. 토요타는 수소 충전 스테이션이 비교적 잘 갖춰진 일본은 물론 다른 국가와 도시에도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현지 정부, 현대차와 같은 경쟁 업체와도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또 소유자 충전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최대 1만5000달러(1650만원), 최장 3년 동안 수소 무료 제공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 12월, XLE와 리미티드 2개 트림으로 출시된 2세대 미라이가 본격 판매를 시작하면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 넥쏘는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대와 비교해 차체 사이즈를 늘리고 동력 성능을 높이는 한편, 운전을 재미있게 해줄 다양한 요소를 조합하면서 세단이 갖는 장점을 살리면서 2세대 미라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세계 유일 수소 전기차 양산 모델로 시장을 독점해왔던 현대차 넥쏘도 최근 편의 및 안전 사양을 기본 적용하고 차량 음성인식 기능을 개선한 2021년형 모델로 맞불을 놨다. 수소 전기차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SUV와 세단, 소비자 가격(넥쏘 5만8935달러/미라이 4만9500달러. 미국 기준)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어 두 모델이 벌이는 선한 경쟁이 수소전기차 시대를 앞당기는데 분명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